모야모야병은 뇌혈관 질환 중 하나로, 뇌의 주요 혈관인 내경동맥이 점차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이를 보상하기 위해 생성되는 작고 가느다란 혈관들이 연기처럼 퍼지는 모습이 뇌혈관 촬영에서 관찰되는 것이 특징이다. ‘모야모야’라는 이름은 일본어로 ‘연기처럼 아지랑이 피듯 뿌연’ 상태를 묘사하는 의성어에서 유래했다. 이 병은 주로 어린이와 젊은 성인에게 발병하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류가 줄어들게 되고, 이에 따라 뇌졸중, 뇌출혈, 발작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원인
모야모야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인종, 특히 한국, 일본, 중국인에게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30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유전자(예: RNF213 변이)가 모야모야병과 관련 있는 것으로 제시되었으며, 이 유전자는 혈관 형성과 관련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기저 질환과 동반된 이차성 모야모야 증후군도 존재한다. 이는 신경섬유종증, 다운 증후군, 갑상선기능항진증, 루푸스, 방사선 치료 후와 같은 특정 질환이나 조건과 연관되어 나타나는 형태로, 모야모야병과 유사한 혈관 변화를 보인다.
증상
모야모야병의 증상은 나이와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 어린이의 경우, 주로 일과성 허혈 발작(TIA, transient ischemic attack)이나 뇌경색이 첫 증상으로 나타난다. 특히 과호흡, 울음, 뜀뛰기 등으로 인해 뇌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들 때 일시적인 마비, 언어장애, 시야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실제 뇌경색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 성인의 경우, 뇌출혈이 상대적으로 더 흔하다. 이는 고혈압이나 혈관의 취약성 때문에 생기며, 갑작스러운 두통, 구토, 의식 소실, 반신마비 등의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 외에도 간질 발작, 지적 저하, 운동장애, 집중력 저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진단
모야모야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주로 뇌혈관 촬영(MRA, CTA, DSA) 이 사용된다. 특히 DSA(디지털 뇌혈관 조영술)는 가장 정밀한 진단 도구로, 좁아진 주요 뇌혈관과 모야모야혈관(비정상적으로 자란 가는 혈관들)의 존재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최근에는 MRI 및 MRA로 비침습적으로도 상당히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또한 뇌의 혈류를 평가하기 위해 SPECT나 PET 검사가 활용되기도 한다.
치료 방법
모야모야병은 자연적으로 호전되지 않으며, 방치할 경우 반복적인 뇌경색이나 뇌출혈로 인해 영구적인 신경학적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1. 외과적 치료(수술적 재혈관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뇌에 새로운 혈류 공급 경로를 만들어주는 우회술(bypass surgery)이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가 있다.
- 직접 우회술 (STA-MCA bypass): 두피의 혈관(표재성 측두동맥)을 뇌혈관(중대뇌동맥)에 직접 연결하여 즉각적인 혈류 공급을 돕는다.
- 간접 우회술 (EDAS, EMS 등): 두피 혈관이나 근육 조직을 뇌 표면에 붙여 혈관이 서서히 자라나게 하여 장기적으로 혈류를 보완한다.
2. 내과적 치료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약물치료로 증상을 관리한다. 혈류를 유지하고 혈전 생성을 방지하기 위해 항혈소판제(예: 아스피린)가 처방되기도 한다. 하지만 약물만으로는 병의 진행을 막기 어렵기 때문에, 수술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3. 생활 관리 및 예후
모야모야병은 만성적이고 진행성 질환이므로,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필수다. 특히 감기, 탈수, 스트레스, 과도한 운동 등은 뇌혈류를 급격히 줄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수술 후 예후는 비교적 좋은 편이며, 조기 치료 시 정상적인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모야모야병은 드물지만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견되는 질환으로, 뇌졸중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이다. 따라서 모야모야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조기 대응은 환자의 삶의 질을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원인 불명의 신경학적 증상이 반복될 경우, 전문 의료진을 통한 진단과 상담이 필요하다.